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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, 병원 뒤뜰에 누워,  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.

마카롱2018.08.28 13:50조회 수 55추천 수 1댓글 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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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, 병원 뒤뜰에 누워, 
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. 
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, 
나비 한 마리도 없다. 
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.

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. 
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. 
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. 
이 지나친 시련,이 지나친 피로,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.

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 
화단에서 금잔화(金盞花)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 
병실 안으로 사라진다. 
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-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 
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.

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

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,

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,

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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